'서초·송파' 밀어낸 '용산·동대문'…서울시 주택담보대출 '톱10'

한강 남쪽으로 치우쳤던 서울시 부동산 지도가 바뀌고 있다. 집값 상승세의 불길이 한강을 건넜다.

올 2분기 서울시 용산구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가 서울시 25개구중 '톱3'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ㆍ여의도 마스터플랜' 발표 이전부터 용산 지역에서 부동산 투자 열풍 조짐이 있었던 것이다.

29일 주요 시중은행인 A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시 25개 구별 주담대 신규 취급액을 보면 강남(1518억9200만원), 강동(1086억5000만원), 용산(620억300만원), 동대문(549억8200만원), 송파구(525억2100만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어 서초(476억1500만원), 성동(463억1600만원), 동작(450억1600만원), 성북(399억5800만원), 은평구(391억2000만원) 등의 순이다. 서울 전체로는 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9357억3200만원에 달했다.

이는 부동산값이 초강세인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 중심의 프레임을 깬 것으로 해석된다. 용산과 동대문이 서초와 송파를 밀어내고 빅4권에 진입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서울 25개구 중에서 주담대 신규 취급 규모로 용산은 7위, 동대문은 16위에 불과했다. 1분기만에 용산은 4계단, 동대문은 12계단이나 오른 셈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박 시장의 용산ㆍ여의도 마스터플랜 발표 이전 부터 용산의 경우 미군기지 이전 및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 주담대 비중이 커졌다"며 "동대문의 경우 청량리 개발 호재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도 A은행과 비슷한 상황이다. 2분기부터 강남과 함께 용산, 동대문이 신흥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시장의 발언과 옥탑방 체험 이후 용산, 동대문 등 강북권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용산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 6월 29일 0.03%였다가 박 시장의 개발계획 발언 이후 상승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 7월 20일 0.05%에서 27일 0.16%, 8월 24일에는 0.44%를 기록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강남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이뤄지던 상승세가 박 시장의 강북살이와 용산ㆍ여의도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 서울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져 버렸다"면서 "추가 상승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방에서 온 구매 수요나 강남 사람들의 강남 외 지역 구매까지 이뤄지면서 주담대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박 시장이 용산ㆍ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보류한 만큼 이 지역에 대한 주담대 수요가 다소 꺾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두달간 용산,여의도 지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데는 서울시 개발계획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준 만큼 잠정적인 보류 조치는 단기적인 시장 안정에 효과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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