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추웠길래... 상어가 얼어 죽었다 Shark Shock.news
미국 보스턴 부근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수컷 환도상어. 부검 결과 갑작스러운 수온 하락으로 쇼크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서양백상아리보호단 페이스북)



과학계가 밝혀낸 지구상 최장수 척추동물은 상어다. 그린란드상어는 북극해의 차가운 바닷속에서도 500년 이상 생존한다. 독보적인 환경 적응력을 가진 상어에게도 이번 북미 지역 한파는 감당 못 할 수준이었던 모양이다. 미국 북동부 보스턴 인근 케이프 코드 베이 해변에서 최근 사흘 동안 환도상어 수컷 3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12월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인은 강추위였다. 사체를 수거한 대서양백상아리보호단 관계자는 "먼저 발견된 두 마리는 강추위에 따른 쇼크사인 것으로 조사됐고, 나중에 발견된 한 마리는 사체가 꽁꽁 얼어붙어 부검을 하지 못해 해동 중"이라고 말했다.

상어는 몸에 찬 피가 흐르는 냉혈동물이다. 냉(冷) 자가 들어 있으니 추운 곳에서 잘 살 수 있을 것이라 짐작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 등 항온동물처럼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이 없어 환경에 따라 체온이 바뀐다. 추위와 더위가 조금만 심해도 체온이 급변하고 제때 회복하지 못하면 생존 위협에 처한다. 악어나 거북이 햇볕에서 죽은 듯 가만히 있는 것도 밤새 내려갔던 체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통상 이맘때 케이프 코드 베이 지역의 최저 수온은 섭씨 영상 1도지만, 최근 이 지역 수온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진 점이 냉혈동물 상어의 신체에 쇼크를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어 전문가인 군산대 해양생물공학과 최윤 교수는 "상어는 생존에 알맞은 수온을 찾아 활발히 움직인다"며 "상어의 움직임을 급격히 마비시킬 정도로 해당 지역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그린란드상어의 수명을 연구한 사이언스지 논문 내용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율리우스 닐센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연구팀이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잡힌 그린란드상어 28마리의 나이를 알아보기 위해 안구 수정체에서 '탄소14(c14)'를 검출해 방사성 탄소연대를 측정해보니 이 중 가장 큰 몸길이 5m짜리 암컷의 나이가 최대 512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어는 극도로 낮은 수온에서 생존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생장 주기가 길어지고 수명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상어의 뛰어난 환경 적응력을 감안하면 최근 상어의 동사(凍死)는 이상 기온의 경고로도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 한파로 미국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경계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일부 물줄기가 얼어붙고 주변 나무들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이는 진풍경이 연출되자, 강추위에도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오타와시티즌 등 현지 언론들이 12월 3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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