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행한 영화대사.

"니 내가 누군 줄 아니?"

강하고 무뚝뚝한 옌볜(延邊) 억양의 대사 한마디에 관객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에서 범죄 조직을 장악한 중국 동포 '장첸'(윤계상)의 대사가 '2017년의 한국 영화 명대사' 1위(239표)를 차지했다. CGV리서치센터가 최근 본지 의뢰로 관객 5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지난 10월 개봉한 '범죄도시'는 68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전체 영화 흥행 4위에 올랐다. "전화 아이받니(안 받니)"와 "돈 받으러 왔는데 그것까지 알아야 되니" 등 '~니'로 끝나는 장첸의 대사는 다양한 패러디를 낳으면서 올해 유행어로 떠올랐다. 최근 '청년경찰'과 '범죄도시' 같은 한국 영화가 중국 동포를 범죄자로 묘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남성적 매력이 관객들에게 어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2위·194표)와 "광주? 돈 워리 돈 워리! 아이 베스트 드라이버"(5위·56표) 등 올해 유일한 천만 영화인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의 대사도 5위 안에 2개나 올랐다. 모두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의 대사였다. 소설가 김훈의 원작을 바탕으로 황동혁 감독이 각본·연출을 맡았던 '남한산성'의 문향(文香) 가득한 대사도 4위와 6위에 각각 올랐다.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는 것이옵니다"(87표)와 "모진 겨울을 견뎌낸 것들이 살아서 봄을 맞을 테지요"(54표)였다. 모두 '최명길'(이병헌)의 대사라는 점이 흥미롭다. 3위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에서 '나옥분'(나문희) 할머니의 대사 "I can speak!"였다.

외국 영화의 인기 대사 1위는 '미녀와 야수'에서 "고백은 언제 해야 돼?" "심장이 막 나댈 때요(You will feel slightly nauseous)"라는 문답(108표)이었다. 주인공 야수의 고민 어린 질문에 '시계'로 변한 시종의 대답이었다. 신세대 관객을 겨냥한 창의적인 번역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오역에 가깝다는 비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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